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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17
    내 얘기를 들어줘

대화를 하고는 있지만 각자 자기 얘기에 바뻐서 상대방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에 상관없이 내 얘기부터 일단 쏟아내고 본다. 다른 사람 얘기에 관심이 없다기보다는 내 얘기가 급해. 대화할 사람도 없어서 그동안 모아왔던, 쌓여왔던 내 얘기를 그냥 토하고 싶어. 그런 것.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내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대부분 내 얘기를 듣다가도 내 얘기가 끝나기도 전에 끼어들며 내 이야기를 결론내고 그에 따른 해결방법이라던지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곤 한다. 하다못해 가족들도. 그 이유는 날 잘 아니까 얘기를 다 듣지 않아도 안다는 것이겠지. 하지만 내가 얘기를 할 때의 대부분은 내 얘기에 대한 답을 원하는게 아니라 그저 들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해결방법은 내가 혼자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혜경언니와 몇시간 얘기를 하면서 정말 오랜만에 내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만났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인지 누구에게도 못했던, 하지만 가슴 한 구석에서 응어리져있던 얘기들까지 했던 것 같다. 말로하면 유치하고 치사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이야기까지 말이다.

그러고보니 올 해 몇 안되는 고마운 사람 중 한 명이 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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