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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06
    “오바마 대선 승리는 역사순환의 한 과정”


문화일보  기사전송 2008-11-06 13:31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 당선자의 탄생은 ‘문명의 계절’의 변화입니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5일 오바마를 선택한 미국의 변화를 문명의 계절의 변화, 필연적인 역사의 순환으로 해석했다.

“조지 W 부시 정부의 네오콘은 냉전에서 승리한 미국이 세계 경찰로서의 역할을 확대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군사력과 경제력을 중심으로 한 일국체제로 과도하게 전개됐습니다. 이라크 전쟁과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의 퇴조가 오바마 당선에 역할을 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오바마 시대’는 200여년 동안 세계를 지배했던 백인 중심의 해양세력이 쇠퇴하고 인터넷으로 무장한 새로운 세력의 발현”이라며 “말(馬)을 중심으로 했던 대륙세력이 배를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던 해양세력에 자리를 내줬고, 이제 유통비용 제로인 인터넷으로 무장한 새로운 평준화 사회(flat society)에 들어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 장관은 그러나 “이제 글로벌리즘은 안된다는 등 사태를 속단하는 게 가장 무서운 일”이라며 “개방적인 자세를 결코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오바마의 당선으로 팍스아메리카나는 끝났다”며 “문명충돌, 문화갈등에 따른 국지적 갈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중국과 일본이 강한 미국을 상정하고 전략을 짜왔습니다. 숲 속의 사자가 없어지며 다양한 세력이 발호할 것입니다. 지구상에 종교를 포함, 3000개의 문화가 있다고 하는데, 극단적으로 말하면 중심이 사라진 지금 3000개의 문화가 모두 자신을 주장, 분란이 끊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 전 장관은 “향후 세계는 군사력·경제력 전쟁이 아니라 문화전쟁의 시대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은 역사의 전례가 없는 시기입니다. 모델이 없습니다. 이종격투기의 시대라고 하면 딱 맞을 것입니다. 과거에는 권투면 권투, 레슬링이면 레슬링으로 형식과 룰이 있었는데 이제는 중요한 급소 몇군데만 빼고 모든 기술을 사용해도 됩니다. 지금 세계가 그렇습니다. 모델이 없으니 창조해야 합니다. 창조의 시대에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많이 투여해 많은 소비를 창출하는 게 규모의 경제인데 투자할 데가 없으니 규모의 경제가 소용이 없는 겁니다. 예술가나 스포츠맨이 돈만 많이 투여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 전 장관은 “이제 다문화 융합의 시대다. 일부 외국인은 한국인을 ‘명예백인’이라고 비꼬기도 한다”며 오바마의 미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한국인 속에 잠재해 있는 인종주의의 청산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 일국주의에서 유럽과 아시아 3극체제로 변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세계의 반도가 됐다”면서 100년 전 실패한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대륙세력과 해양으로 진출하고, 해양세력이 대륙으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한국입니다. 19세기에 이 지정학적 위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비극을 겪었습니다. 비가 오기 전에 우산을 펴지 말고, 해가 뜨기 전에 우산을 걷어서는 안됩니다. 반발짝 앞서 독립적인 정책과 비전을 갖고 행동해야 합니다. 약하기 때문에 할 역할이 있습니다. 강대국 중심의 역사가 끝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승현 문화부장(부국장) h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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