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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09
    간단한 것을

몇년만에 겨울 겉옷을 샀다.
회사생활 처음 했던 겨울에 매년 겨울 코트를 하나씩 사리라 혼자 약속비슷한 것을 했었는데 살다보니 이것저것 걸리는 것도 많고 해서 한 해 두 해 미뤄왔다. 영국에서 영미가 한국가면서 버린 검정 잠바까지 달라고 해서 몇년째 입고있으니 겨울 옷 산게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몇년동안 묵혀두었던? 생각때문인지 그 사람 많은 백화점 매대를 혼자 헤치며 고르며 입어보며 흥정하며 하지만 잘 골랐다. 답지않은 보라 코트에 여린 구리색 돕바. 예전같았으면 검정색 일색으로 골랐을지도 모르지만 이제 나는 좀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하던차에 고르게 된 것이다.

옷을 사고 카드를 긁으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얼마전 내 좋은 친구 상희가 스마일이 붙어있는 지갑을 사주었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라 기뻤고 무엇보다 내 가려웠던 곳을 시원히 긁어준 그녀의 배려깊음에 감동했다. 헤어진 그 사람이 선물했던 검정 지갑을 그 동안 계속해서 들고다녔드랬다. 그리고 볼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언짢아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이런건 이겨내야한다는 오기에 그 어두워지는 마음을 참고 참았다. 그런데 스마일 지갑을 받고나서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알게되었다.

우울한 마음으로 고생하기보다는 그냥 하나 새로 사면 편했을 일이었던거다. 안그래도 스트레스에 치여 우울한 와중에 지갑따위까지 날 괴롭히게 두면 안되었던 것이다. 그까짓 거 그냥 버리고 장난감지갑이라도 하나 사면 됬을것을...쓸데없은 오기로 스스로 힘들게했던 내가 우습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동안 지하철이나 버스탈 때, 점심값 낼 때, 볼 때마다 얼마나 그 사람 생각으로 혼자 어두워졌던가.

그리고 어제 쇼핑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알았다. 내가 쇼핑광이 아닌이상, 내가 충동구매를 하는 사람이 아닌이상, 내가 과소비를 하는 사람이 아닌이상, 사고싶은 것을 몇 년씩 속에 묵혀둘 필요는 없는 거였다.

난 이제 좀 편하게 즐거울 수 있도록 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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