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ing in the moon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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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이

낯선 기분

toploader 2010. 4. 26. 19:00

올해만 벌써 소개팅 4번째.
이렇게 까지 해야하냐 싶다가도 이렇게라도 안하면 누구도 만날수가 없으니까.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길거리에서 식당에서 엘리베이터에서 회사에서 지나치는 수많은 사람들은 그냥 말그대로 지나가는 사람들일 뿐.
드라마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으니까.
이렇게까지라도 해야하는 상황이니까.

짜증나지만.

아무튼. 4번쨰 소개팅.
산타는 아저씨, 게임하는 촌스러운 남자, 책임감없는 남자에 이어 멀쩡한 남자를 만났다.

어설픈 길이의 자켓과 삐끼스러운 얇은 넥타이로 옷차림만 보면 다단계 청년이었다.
그래도 적당한 키에 평범한 얼굴에 열심히인 모습이 괜찮았고.

헤어지고 문자를 한 사람도, 다시 만난 사람도, 전화통화를 한 사람도 너무 오랜만이라 거의 처음인 것처럼 낯설고 어색하고 설레였다.

혹. 하는 마음이었나.
뭔가 불안하긴 했지만 서로 호감이 있다는 확신에 나 또한 답지않게 노력을 했으나.
잘 안된거 같다. 아니 잘 안되었다.

머 사귄것도 아니고 알아가려다 만것이어서 감정이 크게 생겼으리라 생각을 안했는데.
막상 정리되고 나니 좀 허전하다.


하나씩 분석해보면 그 사람도 나에게 관심이 있었던 것은 확실하였으나.
적지않은 나이에 동갑이라는 벽과
뭔가.....학력? 경제적인면? 에 있어서 주춤했던것 같다.

그래.
나또한 그런면에선 고민을 했다.
동갑인 남자에게 애교를 부리기도 어색해서 자제했고
너무 아는척을 한다던지의 설레발도 자제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아이돌에 관심이 없고, 드라마를 잘안보고, 영국롹밴드를 좋아하는 등의 약간 다른 취향도 티내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얘기를 하면서 티가 났을 수 밖에 없었겠지.


2주 연락한 남자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고민하고 분석하고 약간은 힘들어하는 내가 어색하다.
20대엔 몇개월을 만난 남자도 일주일이면 잊혀졌었는데...
나이들어 그런가.

그래. 나. 요즘 생애 처음으로 많이 외롭다.
이런게 외로움이구나. 할 정도로 외롭다.
이런 와중에 만났고, 이젠 안만나게 되어 스스로에게도 낯선 기분인가 보다.


정말 오손도손 만나고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