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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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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려놓다
  5. 2007.12.27
    새신부의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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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관심한 가슴 가질 수 있게
  7. 2007.12.07
    눈이 오려나보다

늦은 결혼에 친정에선 걱정을 했다. 아이를 낳을 거냐며.
엄마와 두 언니들은 은근히 아이 없이 둘이 행복하라며.
참고로 조카만 다섯이다.
시댁에선 둘 만 잘 살으라며 그 다음 말은 참으시는 듯 했다.

결혼 3년차.
친정은 이제 아이 얘기는 꺼내지도 않는다.
시어머니는 점점 자주 아이 소식을 물어보신다.

나도 내가 당연히 엄마가 될 줄 알았지. 마흔 전까진.
결혼 전엔 엄마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결혼이란 걸 하고 보니 건너서는 안될 강이란 걸 알았다.
안될까 하던 남편도 이젠 현실을 직시했다.
피임을 철저히 하기로 했다.

왜냐고? 찬찬히 알려줄게.

먼저, 그래 이 나이에 임신도 쉬운 거 아닌 거 안다. 나도 다른 사람들한텐 아이는 축복이라고 얘기해. 남일이니까.
그런데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1. 늙었어.
시작부터 늙은 정자와 늙은 난자와 늙은 산모.
아이도 산모도 위험 부담이 크다.
거기에 세상에 나오면 늙은 부모 뿐. 같이 놀아주기도 보살피기도 버거운 부모라니. 학부모 모임에서 제일 늙었어. 지금도 트렌드에 멀어지고 있는데 나중엔?
가장 걱정되는 것은 우리의 노년이 아이에게 부담이 될까봐서. 아이가 가장 활발히 세상에 도전할 때 부모 걱정시키고 싶지 않다.

2. 머니머니머니
정말 돈이 많으면 출산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몸으로 안되는거 돈으로라도 해결하며 살아보게.
하지만 우리 부부는 소소소소시민이라지. 내 집은 커녕.
우리 노년도 불안정하구만.
우리 언니들 주변 사람들만 봐도 아이에게 얼마나 많이 드는지 알고있고 부족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까지도 알고있다.
풍족하진 못할망정 쪼들리게 키우고 싶지 않다.
넉넉해서 좋은 경험들을 얼추하고 살게 하고 싶고
충분한 공간에서 제대로 된 먹거리가 당연하게 키우고 싶다.

3. 안좋은 유전자는 내 대에서 끊고 싶다.
나 닮은 딸을 가지고 싶은 적이 있었다. 재밌겠다 싶었어. 물론 그 아이는 나보다 나은 사람일거라 상상했었다는게 함정.
나이가 들어감에 내 부족한 부분이 더 잘 보인다.
작은 키, 그지같은 체력, 부실한 오장육부, 어릴 때 부터 덜걱거렸던 무릎 관절, 평발, 나쁜 시력, 상처나면 오래가고 쉽게 타는 피부 같은 물리적인 것 뿐 아니라 얌전하다 뚜껑열리고 맘에 안들면 심하게 괴팍해지는 성정까지
남편한테까지 갈 필요도 없지. 충분하잖어.
이제껏 살며 너무 불편하고 싫었던 점들을 그대로 전해주고 싶지 않다.

4. 이 나라의 현실을 보라.
공기는 사시사철 미세먼지에 황사로 폐는 태어나면서 부터 오염이 시작되는데 해결책은 암만 생각해도 없어.
사회분위기는 서로 속이기 바쁘고 못잡이먹어서 안달이다. 나보다 약한 놈은 일단 밟고 시작해야 내가 사는 분위기. 공부를 못하거나 못생겼거나 조금의 이상만 있어도 아니 없어도 말도 안되는 이런 저런 차별이 만연해 있지.
이 분위기는 쉽게 좋아지지 않을거야. 한참 더 썩어 고름이 터지고 아물어야 될까 말까겠지.

원래 부정적인 인간이긴 하다.
모든 일에 최악을 먼저 생각하기도 하다.
그래도 아이를 낳아 키워보고 싶었던 사람이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세뇌된 그 가족의 모습도 만들어 보고 싶기도 했다.

앞에도 썼지만 다른 사람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몇 년째 고민해오던 것이고 이젠 정말 결론을 내려야 할 것 같아서 나를 위해 쓴다.
살면서 다 해볼 수는 없잖아. 포기도 하고 그런거지.

and

매년 주말이 끼거나 휴일이 끼거나 해서 잘 몰랐었는데

올해는 일주일 가운데 수요일이 걸린거야.

사위들은 물론 딸들도 다 일을 하니...

주말이나 휴일이 걸려있을때는 내가 도왔다만 이번엔 엄마 혼자 준비하신거지.

 

우리엄마가 워낙에 일하는걸 안좋아해.

누군 좋아하겠냐마는.. 유난히 집안일, 음식하는거.. 이런거 안좋아하는 여자들도 있는데 그게 바로 우리엄마거든.

그런 분이 혼자 제사상 음식을 하시려니 얼마나 힘드셨겠어.

명절때나 제사때 음식하시다가 짜증도 내던 엄마니 이번엔 얼마나 힘들어 하실까 해서 미리 얘기를 했어.

 

올 제사만 집에서 지내고 내년부터는 성당에 연미사 넣기로.

 

다른 집에선 이런게 콩가루 집안같아 보이기도 하겠지만 무슨 상관이야.

우리 아빠 제산데.

 

엄마는 마지막 신랑 제사라 그랬는지 음식도 다 맛있게 되었고, 짜증도 안내셨네.

우스개소리로 목욕도 재개했다고. ㅋ

 

다들 일 마치고 다 모이니 10시가 넘었나봐.

제사상이 커서 그랬는지 좀 허전하기도 했지만 아무 상관없었지.

절을 하고 아부지 드시라 불끄고 우리끼리 두런두런 얘기도 하고.

마지막 절하고.

조카들은 우다다 딸기집어먹고.

 

그러다 또 얘기가 나왔어.

내년부턴 어떻게 할까...

연미사는 제사있는 전 주에 드리기로 하고,

제사 당일날은 모여서 밥먹기로.

 

내년이 되어봐야 알겠지만 아마도 엄마는 음식을 준비하시려고 하겠지.

무리하시는것만 아니면 말리진 않으려고.

나가서 사서 먹든 집에서 먹든 아부지 딸들가족 다 모여서 하하호호 웃는게 중요한거잖아.

 

아빠한테 빌고 싶은건 많았는데 하나만 했다.

엄마 건강 좀.

아빠 마누라니까 아빠가 건강은 좀 신경써 달라고.

 

 

맛있게 된 전이며 나물이며 식혜며 언니들 가는길에 챙겨보냈다.

 

이번 제사는 참 둥글게 둥글게 하하호호키득거리며 보낸 거 같네.

 

 

 

and

오늘 점심은 정말 맛있는 낙지볶음.
워낙 낙지를 좋아하기에 참 맛나게 먹었네.

먹고 나와선 새로오신 차장님이 음료수를 쏘신다기에 기꺼이 받아들였지.
난 콜드 토마토...비타민이 어째 맨날 모자른 기분이라 말이지.
동료 중 한 명이 '꿀홍삼'을.

꿀홍삼을 보자니 빙긋 웃음이 났다.
웃음이 나는 내가 어색해서 바로 표정을 굳혔다만.

자주 술을 마셨던 그를 위해 그가 술을 마신 다음 날이면 늦는 일이 있어도 편의점에 들러 꿀홍삼을 사서 앵겨주곤 했다. 처음 사서 줬을 때 너무 고마워하며 속도 편하고 좋다고 했어서 그랬는지 그 이후로 계속 그랬드랬다.
전화를 안했거나 하는 작은 일들에 내가 삐쳤을 때는 한 두번 안사주기도 했지만 속쓰려하던 그를 보기 안쓰러워서 결국 늦게라도 샀었던 것 같다.

그러다...언제부터인가 부터 사지 않게 되었고 힘들어하는 그 사람이 우둔해보였다.
내가 '꿀홍삼'을 안겨주지 않았던 그 순간부터 작은 것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던 그 사람는 눈치를 챘을 것이다.

밥 잘 먹고 이러는 내가 씁쓸하다. 문득문듯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and
네이트온에서 보니 한 여인의 이름이 "내려놓음" 이다. 그녀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알기에, 비슷한 기분을 알기에 그 내려놓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인지 짐작이 간다.

생각해보고 생각해봐도 뭐가 문제였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알 수 없고 답답하기만한 그 상태.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힘든 티를 낼 수 없어서 더 속으로 썩어갔던 그 시간들.
겉으로는 언제나처럼 즐겁게 유쾌하게 쿨하게, 하지만 혼자있을 때는 오락프로를 보면서도 혼자 울먹이던 그 순간들.

술을 미치도록 마셔도 봤지만 취하지를 않았고.
그러다가 몸이 망가져서 술을 못마시게 되었고.
싫었던 모습들만 떠올리며 잊으려 애써보았고.

결국 그렇게 힘든 시간을 지나 지나 지나고.
누군가 그랬지.
사귀었던 시간만큼 그만큼이 지나야 잊을 수 있다고.
어른들이 그런다.
시간만이 해답이라고.
어른들 말씀 중 틀린게 없다는 걸 또 한 번 확인하게 되는구나.

위로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저 지금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
and
밤 1시쯤이었다. 지잉~울리는 핸드폰에 화들짝 깨버렸어. 그 시간에 핸드폰이 울린건 너무 오랜만이라 정말 놀랬다구. 헤어진 그 사람 이외에는 그 시간에 나에게 연락하는 사람이 없었거든.

낼 모레 시집가는 처자에게서 온 문자.
오늘 함들어왔는데...맘이 너무 슬프다고.
비몽사몽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맘이 너무 짠했다. 결혼하고 바로 해외로 가는 부부이기에 더 그랬을터이다. 언니 둘을 시집보낸바 있는 나에게 시집가는 딸의 마음과 엄마의 마음은 직접 경험치 못하였어도 충분히 짐작가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위로의 짧은 답문자 뿐이었지만 그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and
윤영이의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오랜만에 들었다.

이제는 구지 기억하려 하지 않으면 잘 떠오르지 않는 기억들이 있다.
좋았던 기억들은 벌써 1년지 지났고, 헤어지고 잊으려 애썼으니 당연한건가.

무슨 얘기를 듣더라도 힘들지 않게 되려고 부단히도 힘썼더랬다.

가끔 생각해보면 고맙기도 하고 후회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렇지만 다행히 지금은 그렇게 심장이 아리지 않는다.

내가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해주어서 고맙고.
따뜻한 가슴을 내주어서 고맙고.
더 큰 상처가 불보듯 뻔하지만 질주하려했던 나를 잡아주어서 고맙다.
남자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해주어서 고맙기도 하다.
and

악에 바치게 살아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달간 죽고싶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죽는다...는 것에 대해 그리 가볍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무서워하지도 않는 탓에 죽고 나서 좀 편안하게, 안녕을 찾고 싶었다. 남들에게는 죽을 바에 힘내서 살아보는거라고 얘기하곤 했지만 막상 내 일에 있어서는 초연해지지도, 담대해지지도 않고 그저 조용히 안식을 취하고 싶었다.

지금은 우습게 허전하다. 어제 윤신이와 혜영이와 혜경언니의 연락에 내 마음이 녹았는지, 어제 저녁 엄마와 함께 산책겸 다녀왔던 1시간 가량의 마실 때문인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내릴 것 같은 눈때문인지는 모르겠다만 이런 기분이 드는게 오랜만이라는것은 확실하다.

매번 치이고 상처받고 즐거웠던 순간들은 잊어버리고 그렇게 살아오면서 가끔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은 참 아이러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옴에도 불구하고 매년 더워 죽고 추워 죽고 하는 것 처럼 말이다. 기억력이 나쁜 것인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에 대해서는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궁금할 정도로.

오른손이 뼈에서 살 발라내는 것 같은 욱씬욱씬거리는 것으로 봐서 눈이 올 것이 확실하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