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ing in the moon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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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이

언제 슬퍼

toploader 2008. 10. 22. 16:42

내가 최근 가장 슬플 때는
우리 엄마가, 운동선수 출신인 천하의 한여사가 늙어가고 있다는 걸 깨닳을 때마다 이다.

뇌에 문제가 생긴 후 급격히 건강이 안좋아지면서 그동안 기다렸다는 듯 엄마의 몸은 하나씩 하나씩 폭탄을 터트렸다.
위는 고질적으로 안좋아서 내시경을 해댔고 유방암 검사에 작은 조직이 생겼다고 하고 눈도 갑자기 안좋아졌고...
그러다 교통사고로 가속도가 붙은 것 같다.

지금 엄마는 뇌치료는 안정기로 접어들었다. 사고 후 죽는 줄 알았던것에 비하면 감사할 다름이다만 자식 된 입장에선 매일, 매번 불안하다.

소리도 잘 못듣고.
자주 냄비를 태워먹고.
팔에 문제가 생겨서 병원에 다니고.

이런 보이는 것들보다 더 내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
엄마가 한 얘기를 또 하고 또 하고 하면서 느낌이 외할머니를 닮아가는 모습이다.

명쾌했던 우리 엄마는 오래전에 색이 바랬다만 이렇게 흐려져버린 엄마는 너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