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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유년기의 끝

toploader 2024. 6. 18. 10:30

제목만 듣고는 이게 무슨 SF여? 했다.

미국과 소련이 우주기술 선점과 선전을 위해 경쟁하던 냉전시대.
누가 먼저 우주로 나가느냐를 다투던 때.
그 우주가 먼저 선수를 치고 지구에 들어와 주요 도시 위에 우주선이 떠있게 되었다.

외계인, 그들은 오버로드라 불린다.

오버로드 지구 감독관 카렐렌.
인류에게 공개된 유일한 오버로드. 그것도 목소리만.
지구를 지배하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고도의 기술력으로, 실질적으로 인류를 통제하고 변화시킨다.
그 결과 전쟁, 기아, 폭력 등은 사라지고 풍요롭고 자유롭게 살아가게 된다. 인류의 황금기이라고는 하는데 뭔가 자연스럽지는 않다. 우주로도 못나감. 뭐랄까 행복한 감옥같은 느낌.
일부 인류는 오버로드의 의도를 의심하고 정체를 밝히려고 하지만 실패.


50년 뒤.

처음으로 외형을 공개한다.

유럽 중세 악마같은 모습은 처음엔 충격을 주나 오래가지는 않는다.
그들은 인류의 모든 역사와 문화와 정신세계까지 알고 싶어하고 적극적으로 수집한다.

특히 심리학에 관심를 두고 연구하는데.

인싸인 인간 보리스의 파티에서 재미로 한 위저보드 중 그동안 미지의 세계였던 오버로드 행성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나오게 되고 참석자 중 한명인 쟨은 그걸 기반으로 우주로의 탈출을 계획하고  또 한 명의 참석자 진은 쓰러진다.

그 이후 쟨은 오버로드의 지구 수집품 중 하나에 숨어 들어가 오버로드 행성으로 가는 우주선에 몰래 탑승해 그들의 행성으로 간다. 오버로드가 그간 갔었던 행성들에서 가져온 수집품 박물관을 보고 의도를 궁금해 하며 지구로 귀환한다.

오버로드는 그제야 그들의 저의를 밝힌다.
오버로드는 오버마인드라는 우주의 초지성을 위해
우주에 있는 종족들의 진화를 돕는 산파일 뿐이라고.

 

 

진과 그녀의 남편 조지는 두 아이들과 함께 인류의 창의성을 지키려는 섬 커뮤니티로 들어가고 여러 사건으로 그들의 아이들이 뭔가 조금 다르다는 걸 알게된다.


진의 아이들처럼 인간과 다른 종족이 점점 많아지고 그들은 말없이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균류같은 상태로 격리된다.
새로운 종족인 아이들의 힘으로 달이 자전하기 시작한다. 지구는 멸망의 길로 들어섰다.

 

 

쟨은 최후의 지구의 모습을 지구를 떠나 우주에 있는 카렐렌에게 전한다.

 


아서 C. 클라크
1953년 작

50년대 상상력이라 하기엔 너무 생생하다.

SF에 관심있는 사람은 위 내용만으로도 지금까지 나오는 대부분의 SF에서 봤던 내용같다는 걸 느낄 것이다. 
최근에 읽은 삼체에도 많은 모티브가 되었다고 본다.

우주에 절대적 마스터가 있다는 설정은 신의 개념에 익숙한 환경이기 때문일까.

절대자가 있어야 이야기 전개가 더 편해서 일까.

또 다른 생각으로. 현재 인류의 진화가 정체된 건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버로드들이 만든 평화로운 세상에서 진화의 잠재력이 발휘되었던 건데

지금 이 세상은 너무 스트레스니까 진화가 멈춘게 아닐까.
그래서 제목 ’유년기의 끝‘의 의미는 진화가 덜 된 인류의 현상태를 말하는 게 아닐까.

8년 전에 읽었었는데 내용이 가물했다.

다시 읽으니 덕분에 새로운 소설을 읽는 것 같아서 좋던데?

내 머리속의 지우개 좀 꺼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