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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리 피해왔는지 모르겠다.

19년이나 지났는데 말이다. 아니 15년이라 해야하나.

이미 나를 알던, 내가 알던 사람들은 없을테고, 

내가 지나고 생활했던 곳들도 많이 바뀌어 내 빈약한 기억력으론 제대로 기억도 못할텐데.


몇년만에 간 학교는 이미 무수히 많은 공간의 재배치가 있었다.

내가 주로 수업을 듣던 건물 옆엔 신식 건물이 들어섰고, 그 자리에 있던 작은 농구장은 물론 흔적도 없다.

곳곳에 내 기억엔 없었던 시설과 간판과 건물이 즐비하다.

다행히 학생회관만은 값싸보이는 색의 낡은 페인트칠 그대로 있더구만. ㅎ


약간 낯설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했다.

그 공연을 보기 전까진.


14학번 새내기들의 풋풋하다 못해 오글거리는 공연이 시작이었다.

쑥스러운 눈빛과 티비에서 보던 화려한 아이돌과는 판이하게 다른 어색한 몸짓에 웃기도 했다.

그리고 졸업생 들의 공연.

그 목소리 때문인것 같다.


예전 겨울방학때 학관 공사로 사학건물에 임시 이사를 한 적이 있다. 한 강의실을 쪼개서 동아리 4개가 같이 쓰는.. 열린공간의 단체 동아리방이랄까.

같이 쓰던 민중가요를 부르던 동아리에선 통기타에 노래를 자주 불렀다.

난방이 안되어 차가운 강의실의 공기와 청명한 통기타 소리와 민중가수들 특유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의 조화는 숨죽이고 듣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거든.

나뿐이 아니라 그 당시 동아리 죽돌이 선배들과 동기들도 노래가 시작되면 의례 조용해지곤 했던거 같다.


그 기억을 시작으로..

그 시절의 좋았던 기억들... 사람들... 로 머리가 가득차올랐다.

그냥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봇물이 터졌다. 

봉인이 해제되었다. 

그리움이 북받쳤다.


고마웠다.

나쁜 기억은 지우고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만 기억하는 내 형편없는 기억력이 고마웠다.


자알 살고 싶어졌다.

순수한 마음으로 밝게 살고 싶어졌다.


무모하다싶던 열정을 다시 갖고싶다.

한 발 뒤로하고 있던 내 등을 떠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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