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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기억하는 오래전 안좋은 기억 본문

에라이

몸이 기억하는 오래전 안좋은 기억

toploader 2009. 3. 3. 20:57
2002년 다녔던 회사는 정말 즐거웠다.
회사의 정체성이나 내 일에 대한 무엇이 즐거운게 아니라 그냥 회사 생활이 즐거웠다.
디자인 작업보다는 php 를 보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도 같다만.
그래도 동료들과의 술자리가 기다려졌고
내 직속 상사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며 하루하루 내가 커가는 느낌이 들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보니 야근이 잦을 수 밖에 없었다.
주 6일 근무에 4일은 10시까지 일했던 것 같다.
그렇게 몇 개월 하니 젊었지만 부실했던 내 몸은 버텨내지 못하고 퍼져버렸다.
회사에서 갑자기 식은땀이 나면서 힘이 빠져 의자에 기대어 있어야 했다.
집에선 퇴근 후 아무것도 못하고 한참을 쇼파에 누워있어야 씻을 수 있었다.
그 상태로도 몇 개월 지나니 아무래도 이상해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난 갑상선이상이라는 지병이 생겼다.

그 이후로 조심을 했고.
다른 회사들을 다니면서도 무리하지 않으려 노력을 했다.
그래도 몸에 무리가 들때면 심장이 빨리뛰면서 식은땀이 나곤 하는데
최근에 다시 도진 것이다.

매번 이럴 때면 내 몸 하나에 벌벌 떠는것도 우습고.
이러다 죽겠구나 싶어지기까지 하면 
인생 정말 별거없다 싶기도 하다.

좀 쓸쓸해지기도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