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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지병이 있으셔서 병원에 입원한지 한달만에 돌아가셨다.

지병자체는 외과적이었으나
이것저것 검사하고 치료를 하다보니
여기저기 장기들이 다 문제가 있었고
가지가지 문제들이 합병증으로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어

돌아가셨다.

입워하셨던 서울의료원에 불만은 많았지만 (임상실험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없었다. 그 연세드신 양반에게 과별로 돌아가며 검사를 하질않나, 나중엔 양팔 어디에도 바늘 꽂을 틈이 없었다. 양팔모두 피멍이 들었고, 양발 모두 엄청 부었다) 혹여나 환자에게 나쁘게 대할까 말하지 못했다. 아는 지식이 없고 아는 의사가 없으니 일어나는 일이었다. 소시민이라 겪는 일들이겠지 싶었다.

아무튼 돌아가셨다.

자식들은 애통해했고
생각보다 일찍 돌아가셔서 죄송해했다.
울고 불고 주저앉고.

5년만, 아니 1년만 더 버텨주시길 바랬지만 외할머니는 평소의 성격답게 남에게 피해끼치지 않고, 자식일지언정 그렇게 짧은 투병생활을 하셨다.
자식들... 우리 엄마와 이모들과 외삼촌들... 은 그동안 너무 무심했다.
할머니가 당뇨인것도 모르고 있더라. 난 좀 어처구니가 없었고. 외할머니가 불쌍했고. 생각보다 일찍 돌아가시길 잘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itistory-photo-1

장례식은 여느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뭐든게 돈이었다.
패키지로 엮여있기도 했고, 가격대별로 나뉘어져 있어 상주들은 팜플렛 사진을 보며 결정하였다.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음식들은 재활용되고
수많은 일회용품은 버려지고. 그나마 캔, pet병을 분리수거하는게 다행.

어노잉하기 그지없는 개차반 외삼촌들은 결국 새벽에 쌈질을 하여 조용한 빈소를 도때기 시장바닥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예상했지만 진짜 그럴줄은...
다행히 입관식에선 정숙한 아들들.

수의에 묶인 외할머니는 생전보다도 더 작은 몸집으로 누워계셨다.

살아계실때 날 보면 언제나 우리 친할머니 욕을 하시곤 했다.
엄마가 나 낳고 친할머니는 아들이 아니라고 일주일간 곡기를 끊으시는 짓을 해서 내가 계속 힘든거라며...

이제 할머니의 웃음과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게 제일 섭섭하다.

착하고 자식사랑이 끔찍했으며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삶을 사셨던 외할머니.
거기선 고생하지 말고 평안하게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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