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ing in the moonlight
오늘 아침만 해도 두 번이다. 1. 전기밥솥에 써있는 '재가열'을 '제기랄'로 2. 출근버스에 앉아있다가 승차하는 여자의 가방에 있던 '초당스포츠센터'를 '초딩스포츠센터'로 이런 식으로 써있는 그대로를 못읽고 내 맘대로 읽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는데 덕분에 오해를 하기도 하고 혼자 키득거리기도 한다. 전엔 엄마한테 보낸다는 걸 문자를 잘못보내서 예전 회사 사람들 셋에게 보낸적이 있다. 그 사실을 알고 너무나 당황해서 부랴부랴 잘못보냈다고 또 문자를 보내고, 아주 쑈를 했는데 그 답으로 온 문자들을 보고 이름을 내맘대로 읽어서 그 중 한 명에게 오해를 한 적이 있다. 버스를 타고 지나치는 간판을 내맘대로 읽고 고개를 돌려가며 다시 확인한 적도 있다. 안타깝게도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무슨한의원'을 '황당한..
인생에 재미를 주기위해 머리를 했다. 풉. 하고 웃어버렸다. 신나는 인생이다. 얼굴빼고 미스코리아.
가끔 다른 사람들의 증명사진을 보면서 이렇게 늙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이는 40대 초중반의 사진의 주인공들을 보고있자면 얼마나 욕심스러울지, 고집스러울지, 지가 전부일지..얼굴에 더덕더덕 살아왔던 세월들의 흔적이 쌓여있다. 나이 40. 불혹.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어야하는 나이. 40이면 늦었다. 책임만 질 수있을 뿐이지 개선하기는 힘들어진 것이지. 그래서 두렵다. 아무리 동안이라고 해도 속일 수 없는 것이 표정이다. 천진하고 순수하고 호기심어린 표정이 아닌 세파에 찌든 표정이 나타나면서부터는 어떤 머리를 하고 옷을 입고 화장을 해도 더 이상 포장이 안되는 것이지. 요즘들어 거울을 보면 부쩍 그런 생각이 든다. 퇴근시간즈음에 보는 거울 속의 내 모습은 점점 일그러져서 동안은 커녕 사람스럽지도 않..
같이 술을 마시면 즐거운 사람이 있다. 어쩌다보니 여성의 경우 주로 둘이서 만나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그 중에서 같이 술을 마실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게되었다. 유부녀들일 경우 술은 서로 부담스럽다. 이유야 아이가 있으면 모유수유를 한다던지 그게 아니래도 맨정신에 아이를 봐야할 것이고, 아이가 없더라도 곧 생길 아이를 위해서. 그녀들이 마신다고 해도 같이 마시기가 좀 그렇다는 얘기다. 쓸데없는 오지랍인지 모르겠지만. 미혼의 그녀들의 경우는 좀 덜한데 그래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술이 힘들어지다보니 점점 그렇게 되는것 같다. 암튼. 그 와중에도 만나면 즐거운, 술한잔 더하면 더 즐거운 그런 사람과 만나 몇달만에 술을 마셨다. 즐거움에 술은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정말 놀라운 광경. 얼굴이..
눈이오면 착해지는 이 도시를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서울.
바라볼 수 없는 그대 - 양수경 그대 가슴에 기대고싶은 나의 여린 눈길에 왜 그대는 아픔으로 돌아서고있나 흐느껴울면 바라볼까 가만히 그댈 보아도 왜 가까이 불렀어도 그렇게 멀리 떠나나 정말로 나를 사랑하고 있다면 이별이란 있을 수 없어 그림움 속에 기다릴 수 있다면 이렇게 애원하진 않아 그렇게 떠나가는 사람 난 정말 울어버렸네 며칠전 버스정류장 근처 어딘가에서 흐르던 노래. 아마 국민학생때 쯤? 어릴적 생각에 혼자 빙긋거리며 흥얼거리며... 전라도 아가씨 특유의 얼굴. 예쁘장한 모습에....노래는 잘했드랬지... 가사를 살펴보니 뭐 좀 별루다만 옛생각에 즐거웠다는 거. 그렇게 떠나가는 사~아라아암~ 나안 정말 울어버어려었네에에에에~
내가 참 좋아하는 작가이다. 내가 유일하게 작품과 작가를 함께 기억하는 사람이다. 옆집에 살고싶은 분이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글을 써주셨으면 한다. 예상대로 역시 읽는 내내 즐거웠다. 선생의 글을 읽으면 이해도 잘되고 그림도 그려지고 상상하게 된다. 그 전에 읽었던 번역서적과는 다른 편안한 기쁨이 있다. 비록 예전 선생의 글에서 느껴지던 섬세하고 가려운데를 긁어주는 듯한 선명함은 조금은 없어졌지만 그 대신에 넉넉함이랄까 따뜻함이랄까 그런 것들이 채워주고 있다. 호미는 지금 선생의 70 연세 즈음에 쓴 산문집이다. 수필같기도 일기같기도 한 글들이 대부분이지만 수상소감이나 추모의 글도 있어서 새록 새록 흥미가 끊이지 않는다. 선생의 말대로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은 쓰질 못한다고 해서 이제껏 그의 글들에서 ..
아닌건 아니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다. 뭐 지금도 나름 그렇다고 생각은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비겁해질지도 알고. 많이 컸다. 아니 늙었다. 아니. 아닌건 아니라고 하면 그 다음이 귀찮아 진 것일 수도.
3개월 전. 집에 조용히 혼자 목욕을 하고 있었다. 따뜻한 물을 욕조에 받아서 몸을 담그고 심신의 피로를 풀고자 눈을 감고 잠시 있었다. 몸이 갑자기 다운이 되는 것 같아서 몸을 일으켜 욕조 난간에 걸터 앉았다. 좀 어지러웠고 그래서 옆 세면대를 잡았다. 그리고는 레드 썬. 눈을 가만히 떴다. 뒷머리는 욱신거리고 내 주변은 뿌옇다. (그 상황에서 영화에 나오는 장면들이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하는 구나 생각했다.) 난 목욕을 하는 중이었고 난간에 앉아있었다는 시간과 공간을 인지하는데 1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그 후에 눈앞이 맑아지고 나서야 내 상태를 살펴보니 다 벗은 몸을 미지근한 물에 담그고 있었다. 뒷머리는 수도꼭지에 바친상태. 난 잠시 기절을 했던 것 같다. 고등학생 때 동네 목욕탕에서 눈앞이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