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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볼 수 없는 그대 - 양수경

그대 가슴에 기대고싶은 나의 여린 눈길에
왜 그대는 아픔으로 돌아서고있나

흐느껴울면 바라볼까 가만히 그댈 보아도
왜 가까이 불렀어도 그렇게 멀리 떠나나

정말로 나를 사랑하고 있다면
이별이란 있을 수 없어
그림움 속에 기다릴 수 있다면
이렇게 애원하진 않아

그렇게 떠나가는 사람
난 정말 울어버렸네


며칠전 버스정류장 근처 어딘가에서 흐르던 노래.
아마 국민학생때 쯤? 어릴적 생각에 혼자 빙긋거리며 흥얼거리며...

전라도 아가씨 특유의 얼굴. 예쁘장한 모습에....노래는 잘했드랬지...
가사를 살펴보니 뭐 좀 별루다만 옛생각에 즐거웠다는 거.

그렇게 떠나가는 사~아라아암~ 나안 정말 울어버어려었네에에에에~

and

내 기분을 바로 즐겁게 하는 것들을 적어보자.

* 노래 toploader-dancing in the moonlight
* 까딱까딱 인형-노호혼 2마리
* 낙지볶음-특히 엄마표 낙지볶음
* 조카녀석 성욱이 웃음
* 둘리가 선물한 스마일 소노비 지갑
* 시원한 풍경 사진 - 바다든 산이든
* ㅇㅈㅇ
* ㄱㅎㄱ
* 술자리에서의 ㅅㅇㅊ
* 무한도전 - 재밌던 없건
* 박완서 선생의 글
*

참 없네....좀 더 찾아보자

and

내가 참 좋아하는 작가이다.
내가 유일하게 작품과 작가를 함께 기억하는 사람이다.
옆집에 살고싶은 분이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글을 써주셨으면 한다.

예상대로 역시 읽는 내내 즐거웠다. 선생의 글을 읽으면 이해도 잘되고 그림도 그려지고 상상하게 된다. 그 전에 읽었던 번역서적과는 다른 편안한 기쁨이 있다. 비록 예전 선생의 글에서 느껴지던 섬세하고 가려운데를 긁어주는 듯한 선명함은 조금은 없어졌지만 그 대신에 넉넉함이랄까 따뜻함이랄까 그런 것들이 채워주고 있다.

호미는 지금 선생의 70 연세 즈음에 쓴 산문집이다. 수필같기도 일기같기도 한 글들이 대부분이지만 수상소감이나 추모의 글도 있어서 새록 새록 흥미가 끊이지 않는다. 선생의 말대로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은 쓰질 못한다고 해서 이제껏 그의 글들에서 봤음직한 상황들이 나오니 선생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선생의 글을 읽어왔다는 뿌듯함을, 그게 아니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특히 조용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분주한 일상의 내용이 친근하다.

정신이 어지러웠던 그 즈음에 나에게 평안을 준 책. 감사하다.

and

아닌건 아니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다.
뭐 지금도 나름 그렇다고 생각은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비겁해질지도 알고. 많이 컸다. 아니 늙었다.

아니.
아닌건 아니라고 하면 그 다음이 귀찮아 진 것일 수도.

and
3개월 전.
집에 조용히 혼자 목욕을 하고 있었다. 따뜻한 물을 욕조에 받아서 몸을 담그고 심신의 피로를 풀고자 눈을 감고 잠시 있었다. 몸이 갑자기 다운이 되는 것 같아서 몸을 일으켜 욕조 난간에 걸터 앉았다. 좀 어지러웠고 그래서 옆 세면대를 잡았다. 그리고는 레드 썬.

눈을 가만히 떴다. 뒷머리는 욱신거리고 내 주변은 뿌옇다. (그 상황에서 영화에 나오는 장면들이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하는 구나 생각했다.) 난 목욕을 하는 중이었고 난간에 앉아있었다는 시간과 공간을 인지하는데 1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그 후에 눈앞이 맑아지고 나서야 내 상태를 살펴보니 다 벗은 몸을 미지근한 물에 담그고 있었다. 뒷머리는 수도꼭지에 바친상태.

난 잠시 기절을 했던 것 같다. 고등학생 때 동네 목욕탕에서 눈앞이 새카맣게 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서 언니들이 걱정했던 적이 있었지만 이런 일을 처음이라 너무 놀랬었다. 대강 몸을 씻고 나와 생각해보니 그렇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욕조에 다르게 넘어갔다면 난 물속에 머리박고 죽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이 죽을 고비를 넘기면 초연해진다고들 하더라만 내 경우엔 한 번 그러고 나서 제대로 몸과 마음이 악화되었다. 쇠약해지는 몸만큼 정신도 피폐해져갔다.



뜬금없게 결론적으로는 나는 병원에 갔고 한약을 먹었고 몸조심 마음조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바닥까지 간 몸과 마음을 추스리느라 또 힘들고있지만 난 다시 힘을내고 있다.
and
스스로 솔직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 누가 뭐래도 내 생각에 대해서, 내 느낌에 대해서 솔직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외의 부분이라면 그저 예의, 예절 때문에 내 솔직함에 조금의 양보를 하는것 뿐이라고 생각했다.

and

오늘 점심은 정말 맛있는 낙지볶음.
워낙 낙지를 좋아하기에 참 맛나게 먹었네.

먹고 나와선 새로오신 차장님이 음료수를 쏘신다기에 기꺼이 받아들였지.
난 콜드 토마토...비타민이 어째 맨날 모자른 기분이라 말이지.
동료 중 한 명이 '꿀홍삼'을.

꿀홍삼을 보자니 빙긋 웃음이 났다.
웃음이 나는 내가 어색해서 바로 표정을 굳혔다만.

자주 술을 마셨던 그를 위해 그가 술을 마신 다음 날이면 늦는 일이 있어도 편의점에 들러 꿀홍삼을 사서 앵겨주곤 했다. 처음 사서 줬을 때 너무 고마워하며 속도 편하고 좋다고 했어서 그랬는지 그 이후로 계속 그랬드랬다.
전화를 안했거나 하는 작은 일들에 내가 삐쳤을 때는 한 두번 안사주기도 했지만 속쓰려하던 그를 보기 안쓰러워서 결국 늦게라도 샀었던 것 같다.

그러다...언제부터인가 부터 사지 않게 되었고 힘들어하는 그 사람이 우둔해보였다.
내가 '꿀홍삼'을 안겨주지 않았던 그 순간부터 작은 것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던 그 사람는 눈치를 챘을 것이다.

밥 잘 먹고 이러는 내가 씁쓸하다. 문득문듯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and
어른이 되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란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어른따위는 되지 않길 바랬을 것이다.
and

새해를 맞이하겠다고 1시에 잤더니 피곤했다. 동해안을 가거나 보신각을 간것도 아니지만 1시까지 깨어있었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던 거다.
살다보니 이런 상태까지 되었더라.
워낙 잠에는 약했지만 1시에 잤다고 갑상선이 붓다니 말이다.

조카녀석들이 열흘간 와있게 되어서 일주일만에 또 온가족 다 모였드랬다. 이 나이에도 불구하고 막내이다보니  음식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설겆이와 이것저것 정리, 심부름 등등을 하다보니 피곤이 또 겹쳤다. 4시 반쯤 그로기가 되어 안방에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싸우며 레고를 하는 조카녀석들이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깐 잤나보다.

아무튼 10시에 누웠다마는 또 심장이 뛰어주셔서 방황하다가 오랜만에 진땀흘리며 자다 깼다. 미쳐.
밤새 비몽사몽.

시무식이라 일찍 출근해주셔야해서 일찍일어나 아침도 못먹고 출근.

어이없는 업무들하며...스트레스 받으면 안되는데 말이다.

아....정말. 체력안되서 미치겠다.

and

세밑 분위기 탓일까. 어둠의 수위가 아찔할 만큼 높다. 주변이 술렁이고 번잡하고 활기에 가득찰수록 혼자 감당해야 하는 시간 공간의 감촉은 차고 낮고 깊다. '혼자'라는 것이 지독한 추위로 느껴진다. 추억으로만 남은 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헤아려본다. 떠난 이는 없지만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이렇듯 떠올리는 자가 기억하는 것이란 그들을 대신하는 두어 음절 화석화된 이미지뿐이다. 그렇기에 더욱 애달프고 그리운지도.

한국일보 2008년 신춘문예 당선작 '방' 진연주 당선소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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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이는 없지만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라는 글이 너무 와닿아서.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