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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이면 한 해를 혼자 차분히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며 스스로에게 덕담을 하는 글을 써왔다. 간혹 혹자는 내가 쓰는 스타일이라고 할 것도 없는 그것처럼 자신의 연말연시를 챙기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패스.

이유인즉슨, 올해는 하나하나 뒤돌아보며 정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시간이 흘러 이제야 조금 안정을 취하고 있는데 아직 딱정이도 앉지않은 상처를 송곳으로 헤집는 일이기 때문에. 오늘 아침엔 용기를 내어 해보려고도 했으나 생각을 시작하자마자 포기하기로 했다. 대학 졸업부터 연말이면 어쩌면 이렇게 매년 힘들까 했다만 올해처럼 진저리쳐지게 힘들었던 적은 없었던 듯. 솔직한 심정으로 2007년 부분을 삽으로 확 떠서 공중분해시켜버리고 싶다.

그저 내년엔 올해보다는 나을 것이란 희망을 찾기로 한다. 올해 읽어버렸던 내 웃음이 돌아오길 바라고, 시도때도없이 흐르는 눈물이 줄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몸이 정상궤도에 올라야 할 것이고. 안녕하는 새해가 되길 진심으로 진심으로 빌어본다.
and
네이트온에서 보니 한 여인의 이름이 "내려놓음" 이다. 그녀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알기에, 비슷한 기분을 알기에 그 내려놓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인지 짐작이 간다.

생각해보고 생각해봐도 뭐가 문제였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알 수 없고 답답하기만한 그 상태.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힘든 티를 낼 수 없어서 더 속으로 썩어갔던 그 시간들.
겉으로는 언제나처럼 즐겁게 유쾌하게 쿨하게, 하지만 혼자있을 때는 오락프로를 보면서도 혼자 울먹이던 그 순간들.

술을 미치도록 마셔도 봤지만 취하지를 않았고.
그러다가 몸이 망가져서 술을 못마시게 되었고.
싫었던 모습들만 떠올리며 잊으려 애써보았고.

결국 그렇게 힘든 시간을 지나 지나 지나고.
누군가 그랬지.
사귀었던 시간만큼 그만큼이 지나야 잊을 수 있다고.
어른들이 그런다.
시간만이 해답이라고.
어른들 말씀 중 틀린게 없다는 걸 또 한 번 확인하게 되는구나.

위로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저 지금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
and

집에 가는 길. 전철역에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 날이 추운것도 버스를 오래 기다린 것도 아니였는데 그냥 오랜만에 택시가 타고싶었다. 너무 모범적으로 몇 달 살다보니 택시탈 일도 없었거든.

택시를 잡아타고 행선지를 말하고 나니 기사 아저씨가 툭 한마디 하셨다.
"전도연인줄 알고 한 번 더 쳐다봤어요"
머 난생 처음 듣는 얘기라 칭찬인지 욕인지 몰라서 물어봤다.
"그거 칭찬이시죠?"
"아 그럼요~" 하시면서 백미러를 보시길래 민망시러워서 고개를 살포시 돌렸다.

살다보니 별 소리를 다 듣는다.
ㅋㅋㅋ
좋다.

집에 가는 동안 흘끗거리면서 아저씨가 혹시 술드셨나 확인도 하고 했는데 택시 창을 꽉 닫고 계시고 술냄새도 안나도 얼굴색도 평범해서 믿기로 했다. 저녁, 가로등빛, 화장발 의 조화로 그럴 수도 있겠지 하면서.

and
밤 1시쯤이었다. 지잉~울리는 핸드폰에 화들짝 깨버렸어. 그 시간에 핸드폰이 울린건 너무 오랜만이라 정말 놀랬다구. 헤어진 그 사람 이외에는 그 시간에 나에게 연락하는 사람이 없었거든.

낼 모레 시집가는 처자에게서 온 문자.
오늘 함들어왔는데...맘이 너무 슬프다고.
비몽사몽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맘이 너무 짠했다. 결혼하고 바로 해외로 가는 부부이기에 더 그랬을터이다. 언니 둘을 시집보낸바 있는 나에게 시집가는 딸의 마음과 엄마의 마음은 직접 경험치 못하였어도 충분히 짐작가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위로의 짧은 답문자 뿐이었지만 그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and
겨울인데 덥네.

점심을 월급받은 기분이다 해서 값이 좀 나가는 중국집에서 식사를 했다. 평소에 먹는 중국집을 생각하고 게살볶음밥을 시켜서 먹었다만 역시 가격이 좀 나가는 중국집은 그 중국 특유의 향이 음식에 있다. 잔잔히 깔리는 그 향은 내 속을 슬슬 뒤집어 준다. 올 초 예전 회사에서 미국 본사에서 나와서 같이 호텔 중식당에서 코스 요리를 먹고 미칠뻔 한 적이 있다. 음식 재료들은 정말 좋아하는 것들이었으나 요리에 들어간 그 향은 정말 아........ 회사로 오는 차에서 토하는 줄 알았다. 다행히 나와 상태가 비슷한 차장님과 함께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 쭉 들이키고 회사로 들어갔더랬다. 오늘은 그때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였으나 은근히 올라오는 향을 다스리기 위해 오란씨 파인을 간간히 들이키고 있다.

몇 년 전 시도했던 쌀국수는 먹을때는 좋았으나 그 향이 위 속에서 공회전을 해주셔서 고생했던 기억이다. 그 이후 향 때문에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베트남 쌀국수는 기피 음식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인도음식이나 태국음식은 엄두를 못내고있다. 보통 더운 지역에서 향을 많이 쓰는데 생각해보면 그 이유가 살짝 상한건 대강 먹으려는 목적이 아니였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곤 한다. 난 비록 맛이 없더라도(무미) 담백한 재료만의 향을 누리고 싶은 것이 밥상 앞에서의 작은 바램이다.

그런 의미에서 적당한 가미로 재료의 풍미를 더하는 한식이야 말로 내 입맛에 그만이란 얘기.
and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 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 속에 지나간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 같았던 추억이 담겨져있던 머리 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




어제 혼자서 티비를 보다가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다시 보았고 거기서 이소라가 나왔고 이 노래를 불렀다.
가끔 들을 때마다 처연하게 슬펐었는데 이번에 자세히 조용하게 들으니 눈물이 났다.

and

어제 언니네들이 떠나고 홀로남아 집안을 치웠다.

<집안일 순서 >
0. 집안 곳곳의 쓰레기와 물품을 정리한다.
1. 청소기를 돌린다.
2. 손걸레로 구석구석을 닦는다.
3. 스팀청소기로 소독하는 느낌으로 닦는다.
4. 걸레 등등을 손빨래한다.
5. 샤워를 하며 화장실 청소를 한다.
6. 세탁기를 돌린다.
7. 마른 세탁물을 걷고 탈수된 세탁물을 넌다.
8. 세탁물을 갠다.
- 이때부터 컨디션이 안좋아진다. 집을 따뜻하게 하고 요기를 좀 하고 쇼파에 눕는다.
그러다 좀 괜찮아지는 것 같아서 내 방을 정리했다. 붙박이장 안에 엉켜있던 청바지와 목도리와 니트를 분리하고 잘 개어서 쌓아두고 책상위에 널부러져있던 카드청구서, 연말정산 안내서, 책, 달력, 지갑, 돈...등등을 정리하고 나니 보이는 쓰레기통.

아마도 중학교 때나 고등학교 때 생일날 선물받았던 것 같긴 한데 무척이나 큰 쓰레기통이다. 팬시점에서 파는 그런 종류라 생김은 맘에 드나 크다보니 쓰레기를 많이 담게 되고 왠만해선 쓰레기통을 비우지 않게되는데 그 때문에 내 방 공기가 나빠지는 게 아닌가 걱정을 하긴 했다. 그렇다고 물기 있는 것이나 음식물을 버리지 않으니 크게 걱정할 것은 없지만 버려진 것들이 뿜는 독기가 두려웠던 거다. 아무리 멀쩡한 것이라도 쓰레기통에 들어가면 쓰레기가 되는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단호히 쓰레기통을 정리했다. 화장실에서 비누로 안팎을 닦고 잘 말려서 붙박이장 선반에 얹어두고 그 대신 책상 구석에다가 기존의 것에 비하면 거의 1/20 사이즈의 앙징맞은 쓰레기통을 두었다. 작으니 많이 버릴 수 없을 테고 금방 찰테니 바로 바로 비우게 되겠지 싶다. 그럼 나쁜 기운도 그만큼 정체하지 못하게 될것이다.

나에게 이롭지 못한 것은 주저말고 정리할 것! 그게 사물이든 사람이든.

and

크리스마스 이브.
원래 당일 보다는 전날이 더 스릴있고 기대되고 하는 거다. 여행도 연애도 그렇듯이 말이다.

어릴때는 집에 있는 큰 행운목을 트리삼아 전구장식하고 별달고 색종이로 사슬같은거 만들어서 달아놓고 좋아라하기도 했고, 벽에는 사탕을 엮어서 어디서든 손만 뻗으면 사탕을 먹을 수 있도록 하기도 했고, 좀 커서도...대학때까지만 해도 비싼건 못샀어도 온 가족 크리스마스 선물이며 카드며 정성을 쏟았었드랬다. 20대 중후반까지도 친한 지인들에게는 다이어리나 메모장이나 등을 매년 연말에 선물하기도 했다. 선물을 받는 것도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할 수 있다는 기분과 선물을 준비하는 설레이는 마음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올해는 아주 조용하다.
엊그제 마덜 벌스데이 파리를 했기도 하고 해서인지.

월급날이라 집에 오는 길에 계속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던 딸기무스케잌을 사고 잘 마시지도 못하는 맥주도 2캔이나 사고 한동안 금요일마다 샀던 햄이며 과자며, 먹고나면 쓰레기로 몸을 채운것 같이 느껴지는 것들도 샀다. 역시 먹고나니 기분은 찝찝하다. 암튼 그렇게 티비를 보며 저녁을 먹고 딸기무스케잌과 크래미?와 맥주를 한 캔 마시고 배 두드리며 이러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라기 보다는 그냥 금요일 오후같은 느낌이다. 오늘 월요일인데...허허허허...

며칠전부터 생각했던 상희에게 전화하기를 실천하고 오늘 온 문자들에 답을 보내고.

아무튼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
뭐 딱히 이벤트가 없어도 그저 조용한 오늘에 감사하며 즐거워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메리하지 않겠는가.
and
곧 나는 사회에 뛰어든지 어언....
길다면 긴데...어르신들에게는 우스운 시간이겠다.

어느덧 이제는 할 줄 아는 도적질이 이것뿐이게 되어버렸다.
뭐든 다른 것을 할 수는 있겠지만 다시 바닥부터 시작해야하는 것이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것이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바닥, 시작, 처음...이런것들.

오늘 회사에서 내 작업에 대한 평을 보았다.
단 한 줄이었지만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나쁘다.
뭐 그렇게 심한 말도 아니었는데 괜히 억울하기도 하고 승질이 나기도 하고.
또 확 때려치고 싶은 기분이 든다. 너무 이른데...

사회생활 초반엔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실행을 곧잘했다. 그래서 중간 중간 백수 기간도 좀 길었고 그러다보니 돈은 안모이고 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서 욱 하는 승질은 그대로이지만 이제 회사를 관둔다는 것 보다 다시 회사를 알아보는 게 귀찮아졌고 왠만하면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어 한 번 참아보게 된다. 그래도 결국 회사를 관두게 되기는 하지만 좀 현실적이 되었달까.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적금과 펀드와 보험과 등등 때문이기도 하고.

아무튼 그래서 난 오늘도 홧김에 잡코리아를 훑고 진정시킨 뒤 일을 열심히 했다는 것이다.
허무한가?
and
지맘대로 일정을 바꾸거나 그 약속 전에 새로 약속을 정하라고 약속을 정한 것이 아니다.
요즘같은 연말. 특히나 바쁘다면 바쁘고 주말마다 한 두개씩 생기는 이 때에.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우스워지는 꼴이 자꾸 나와서는 안되는 것이다.
만일 약속을 못지키게 되면 미안해하고 다시는 안그러리라 다짐하고 다시는 안그러면 되는 것이다.

그닥 내키지도 않던 만남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얼굴보고 풀건 풀고 즐겁게 관계 재정립을 위해서 나가려고 했던 약속이 본의 아니게 파토가 나게 생겼다. 올해 친하다고 몇년간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유난히 배신을 많이 당하고 있다. 배신의 이유가 피치못할 일이 아니라 그저 개인의 무책임이라는 것이 더 화가나고 진정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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