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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를 오가며 늘 느끼는 바지만 우리네 묘비는 참 밋밋하다.

천편일률적인 모양과 크기는 그렇다 치고 각인된 내용마저 생몰연도와 이름만 다를 뿐 거의 똑같다.

성경 구절은 눈에 띄어도 정작 이 풍진세상을 살다간 사람에게 의당 있을 법한

‘자기만의 한마디’는 여간해서 눈에 띄지 않는다.


반면에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1856~1950)의 묘비에 새겨진 말은

우리의 통념을 여지없이 깬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아무리 글 쓰는 것으로 평생 업을 삼았고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사람일지라도

자기 묘비에 이렇게 새겨놓기란 쉽지 않다.

확실히 버나드 쇼는 범상치 않은 인물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근 100년의 세월을, 그것도 제1, 2차 세계대전을 모두 겪으며

산전수전, 심지어 공중전까지 다 치른 사람의 말이기에 한 번 더 눈길이 간다.

그렇다!

우물쭈물하다간 그냥 간다.

그러다 놓쳐버린 기회가 좀 많은가.


평범한 휴대전화 판매원에서 일약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가 된 폴 포츠의 데뷔 앨범명이

‘원 찬스(One Chance)’다.

‘단 한번의 기회’란 뜻이다.

실제로 그는 영국판 ‘전국노래자랑’이라 할 만한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 예선 무대에 나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불러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날 ‘브리튼스 갓 탤런트’는 55%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물론 폴 포츠 덕분이었다.

그가 열창하는 장면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단 9일 만에 1000만 명 이상이 본 동영상으로 사상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비록 폴 포츠는 부러진 앞니에 낡은 양복을 입고 다소 주눅 든 표정이긴 했지만

단 한번의 기회였던 그 무대에서 듣는 이들로 하여금 전율을 느낄 만큼 혼이 담긴 열창을 해

인생역전의 드라마를 펼쳤다.

하지만 그의 인생역전은 우연도 요행도 아니었다.

그가 종양수술을 받고 교통사고로 쇄골이 부러져 더 이상 노래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어도

오페라 가수가 될 꿈을 움켜쥔 채 자기 삶을 또박또박 우직하게 밀고 간 결과였다.


일본 사무라이들의 고전이라 할 『오륜서』의 저자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는

진검승부에 임하는 첫 번째 자세를 “머뭇거리지 말라”는 한마디로 압축했다.

연습이 아닌 진검승부에서는 머뭇거리면 그대로 칼을 맞기 때문이다.

칼 맞은 후에 자세를 가다듬어 봐야 소용없다.

뒤늦게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 몸 사리지 않고 공격의 리듬을 타 본들 이미 늦었다.

어차피 인생은 진검승부다.

머뭇거리면 칼 맞고, 우물쭈물하면 그냥 사정없이 밟혀 버린다.


묘비에는 예외 없이 시작과 끝을 일러주는 생몰연도가 들어 있기 마련이다.

오래전에 세워진 묘비에는 죄다 한자로 적었지만 요즘은 대개 아라비아 숫자를 쓴다.

그리고 태어난 날과 죽은 날 사이에는 으레 ‘대시(-·dash)’를 넣는다.

결국 그 대시 안에 그 사람의 삶이 응축돼 있는 셈이다.

짧든 길든 삶의 희로애락, 그 모두가 그 대시 안에 압축돼 있다.


사실 삶을 압축한 대시는 날마다 한 점 한 점 찍어서 만들어진다.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매일 자기 인생에 작지만 지울 수 없는 점을 찍고 있다.

그 점들이 모여 우리 인생을 만든다.

때론 엉성하게, 때론 촘촘하게.


 인생의 진검승부 앞에서 머뭇거리지도 말자.

오롯이 내 삶을 이어갈 점들을 정직하게 또 다부지게 찍어가자.

후회 없도록.


정진홍 / 중앙일보 논설위원



 

and

끝까지, 끝내 자기밖에 모르는 당신이 정말 질려.
죽도록 집요한 것.

착한척, 너그러운척, 평소에 그렇게 보이도록 행동하다가
정말 중요할 때, 정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라야할 때.
그 때는 철저하게 이기적인 당신이 정말 싫다.

뒷통수를 몇 번 맞다보니 이제 그런 낌새만으로도 질린다.

A형 여자들...정말 질린다. 싫다. 지겹다.

and

오전 8시 08분.

온수행 열차가 들어왔다. 문이 열리자 바로 문 앞에 서있던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사람이 많네.

이미 내 앞에 있던 2명의 남자들은 몸을 지하철 안으로 우겨넣고 있었지만 난 차마 용기가 나지않아 옆으로 한 발작 물러섰다. 내 뒤에 있던 한 여인과 한 남자도 포기하는 눈치.

안내방송에 따라 다음 열차를 기다리기로 한다.

다음 열차를 탔다. 역시나 사람이 가득차있었지만 이번 열차를 포기한다는건 지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리라. 타자마자 몸을 돌려 문을 바라보고 나니 내 뒤에 탄 사람들이 알아서 밀어주신다. 나보다 작은 한 여자와 엇비슷하게 마주보게 되었다. 파마머리에 무가지 신문을 안고서 은근하게 밀어주는 힘이 장난이 아니다. 사람에 낑겨 눈감고 흘러가고 싶었지만 그럴 때가 아니다.

매번 역마다 미친듯이 사람이 타고 난 어느새 중간에 서있다.

밀리고 밀려 난 몸을 최대한 접어야했고 숨을 쉬기 힘들었다. 내 앞의 아저씨의 독한 방귀냄새도 힘들다.

사람에 치이고 밀리고 눌리고 옴짝달싹을 못하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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