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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ing in the moonlight
월요일부터 술을 마셨네. ㅎㅈ이 녀석이 끈질기게 꼬드겨서 넘어갔네. 저번에도 한 번 꼬셨지만 꾿꾿히 버텨내었지만 이번에도 안된다하면 이 녀석이 분명 삐질것이기에 넘어갔지. 그러고보니 이 녀석이 나에게 삐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있군. 대단한 인간관계로고. ㅁㅊ이 녀석도 늦게 왔지. 아주아주 오랜만에 LP 판 가득한 술집엘 갔어. 우헤헤. 기분이 참 10년 전 쯤으로 돌아가서는 그 때의 내가 된 듯 했지. 졸업하고 1~2년 후쯤 충무로에서 오빠들을 본 적이 있어. 지금은 연락안하고 지낸지 4년쯤 된것 같지만. 암튼 겨울에 충무로에서 만났는데 눈이 오는거야.. 술도 마셨겠다 다 미쳤던거지. 5차까지 간것같아. 막판에 낙원상가 근처의 술집엘 갔어. 신청곡을 틀어주는 곳이었는데 안타깝게도 다 술이 되어서 나도 ..
발가락을 삐었다. 오른발 엄지발가락이 어젯밤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문제가 생겼나 서서히 아파와서 반쯤 깬 가운데 파스를 붙였다. 와우. 퉁퉁 부어오면서 급작스러운 아픔. 미친거였다. 얼음찜질을 해야지 열을 주면 어쩌자는 거니. 밤새 아픔에 뒤척거리다 잠깐 혼절했다가 알람에 깨었다. 가만히 있으니 안아프길래 일어나봤더니 악. 그래도. 그래도. 나는 직장인, 씻고 아침머고 출근. 절뚝거리며. 오후에 정형외과에 갔다. 엑스레이도 찍었다. 그리고 난 반해버렸다. 내 발 엑스레이 사진은 아름다웠다. 의사 선생이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정갈한 나의 발 뼈들.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말이다.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참아내었다; 다행히 뼈엔 문제가 없고 3일 약을 먹고 일주에서 이주 동안 발가락에게..
25일 일요일 뜬금없이 편지함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해를 맞이하는 준비라는 의미? 꽤 오랫동안 가끔 받는 카드같은 우편물이 생길때면 언제한번 정리해야지...했었는데 이제야 그 쌓였던 생각들이 액션을 일으킨 것이기도 하다. 국민학교 때부터 받은 모든 것들을 포도상자에 넣어 붙박이 장 깊숙한 곳에 두었었다. 편지, 카드, 쪽지, 성적표 등등. 일일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거의 7~800통은 족히 되리라. 엎어놓고 보니 국민학교 시절 크리스마스 카드부터. 이젠 누군지 얼굴은 커녕 이름도 낯선 친구들의 삐뚤삐뚤한 글씨들. 흰색, 검은 색 도화지에 어설픈 장식을 한. 하나하나 손으로 만든 카드들. 가끔 커튼을 만들어놓거나 입체카드를 흉내낸 정성 가득한 카드들도 있었다. 내용은 참 간단하게 두세줄. 글씨..
왼손 손과 손목 사이에 지름 1.5센티 타원형의 멍이 들었다. 어디서 왜 어떻게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누르면 아프기도 하다. 뜬금없는 곳에 멍이 들고보니. 문득 멍든 사과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 신파마인드로 나이드니 별게 다 서글프다.
로모 사진들을 보다. 2003년도 부터 찍었던 나의 로모보이 사진들을 보고있자니 사진을 보면 예히 그렇듯 그 시간들이 그리워진다. 점점 지인들과도 뜨문해지고 연애도 안하고 집과 회사의 왕복만을 하며 무표정하게 일만하며 살다보니 사진 속의 밝은 웃음이 그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 추억을 먹고있다. 연명하고 있다. 오늘도 내일의 추억이 되어야할텐데.
요즘 다시 꿈을 많이 꾼다. 그러니까 잠을 잘 못잔다는 얘기다. 바스락 소리에 잠을 깨버린다는 얘기다. 아침 일찍 엄마의 움직임에서 나는 소리에 화들짝 깨버린다. 몸은 정말 피곤하고 자야겠는데 멀쩡하게 깨버려. 어제밤 꿈은 뛰다가 넘어졌고 오른손바닥을 다쳤다. 피가 났는데 약간 보랏빛에 흐르지않고 몽글몽글 맺혀있었다. 꼭 블루베리잼처럼. 약국에 갔었던것 같다. 병원이었는지도. 누군가 내 상처를 치료해주며 거즈를 덮었는데 빨간 피가 배어나왔다. 그리고 난 지휘를 하였다. 역시...개꿈. 어제 ㅈㅁ오빠와 오랜만에...5개월쯤만에 만나 AGIO 에서 먹고싶던 느끼한 까르보나라를 먹고 Caffe Vergnano 1882 에서 hot chocolate 를 마시고. 오래되었지만 그렇게 친하지는 않지만 편한 관계랄까..
출근길. 선릉역에서 내려 지하에서 지상으로 오르는 중이었다. 왼쪽에서 오르는 중에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사람을 보았다. 남자를 보았다. 180은 아니더라도 큰 키에 안경을 끼고 황토색 점퍼를 입고 있었다. 얼굴은 하얀편이었고 무엇보다 입을 앙 다문 모습이 거울을 보는 듯 했다. 잘생겼다고는 할 수 없더라도 인상이 좋은 사람. 왜 오전 9시가 넘은 시간에 선릉역으로 내려가는 걸까. 늦게 출근하는 것이거나 단순히 지하도를 이용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 내 인생에 통틀어 그런 적이 없었는데 지나가는 그 사람을 보고 잠깐 1초정도 서있었던것 같다. 그 사람은 지나갔고 나도 다시 출발하고. 뭐 영화를 찍자는 것은 아니지만 순간 저 사람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내 스스로도 놀랄 수 밖에. 허허허. 신기하고 ..
곧 회사가 이사를 간다. 이사 간 후의 자리배치도를 보았다. ..제기랄. 이제 여기에 글도 못쓰겠다. 옆 색히께서 또 지랄이시다. 정말 오랜만에 확 엎을뻔했다. ..젠장. 분을 풀려 3층을 오르락내리락 했다. 피곤하다. 제기랄. 젠장. 얘네들은 감탄사. 욕이나 은어나 버릇없는 단어가 아니라고. 아! 제기랄! 젠장! 악!
아직도 불안하다. 오늘 집에서 일일드라마를 보면서 마음이 또 많이 불편해졌다. 드라마 상의 갈등을 이겨낼 수 없을 정도로 다시 정신력이 부실해졌나보다. 아니 감정이입을 너무 잘하는건가. 많이 좋아져서 드라마 보는데 별 일 없었는데..오늘 다시 그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