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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ing in the moonlight
타인의 고통이 보일 때. 그 이유도 궁금하고. 어떻게 해결해야할까도 생각하고. 그러다 너나 잘하세요. 한다. 내가 그의 고민을, 고통을 알면 얼마나 알 것이며. 그 이유는 알아서 무엇할 것이며. 내가 해결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지만 해결하면 무엇할것이냐. 모든 일은 다 제 몫. 제 생각대로 경험대로. 하다못해 제 스스로 찍어서라도. 기분좋아야하는 후라이데이에. 그의 쓰라린 모습에 순간 쓸데없는 오지랍과 그에 따르는 자책을 해본다. 잘 살자. 응?
아침부터 끄물끄물하다. 폭설이 온다던 어제 9시 뉴스 날씨와는 다르게 눈이 오락가락하는 출근길. 은근히 폭설을 기대했는데 쌓이기는 커녕 땅에 닿는 족족 녹아주는 약한 눈에 괜히 실망. 화창한 날보다는 이런날 떠나고 싶다. 훠어히 훠어히 여행을 다니면 다닐 수록 갈증만 는다. 여행이라면 충분하다고, 이제는 안가도 될거 같다가도 막상 한 번씩 이렇게 솟구치는 막연한 그리움은 어쩔 수가 없다. 어딜 딱히 가고싶은건 아니다. 그저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니. 아...낯선 풍경과 향기가 갑자기 그리워 미치겠다.
1년만에 사진을 찾았다. 필름스캔이지만. 내가 사랑하는 로모를 작년, 2007년엔 겨우 근근히 잡았더군. 겨우 3롤이라니. 봄, 여름, 그리고 겨울. 내 인생에서 발라버리고 싶은 2007년. 사진이란 것이 참..그렇다. 그 당시엔 어땠을지 몰라도 한참 후에 보면 슬그머니 미소짓게 만들고 그때 그랬지..하게 된다.. 사진을 보니 내가 파싹 늙었더라. 좋지않은데. 사진들을 보니 대부분 촛점이 안맞거나 아니면 앵글이 비뚤어져있다. 사진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고 믿는데 이건. 어허. 조카놈 사진들보며 웃게되는 날이다. 나름 즐거운 날.
꺅. 꺅. 회사근처 편의점에서 해태 자두맛 사탕을 발견하다! 이게 얼마만인가! 대학때까지만해도 언제나 가방에 넣고 다니던 나의 활력소! 부활하는 것인가~
해리포터를 드디어 다 읽었다. 아......장구한 세월. 마법사의 돌부터 시작된 행보. 비밀의 방 아즈카반의 죄수 불의 잔 불사조 기사단 혼혈왕자 죽음의 성물 원서로 다 읽고, 번역본으로는 불사조기사단까지 읽고. 그래서 혼혈왕자부터는 내가 제대로 읽은 것인가가 확실치는 않으나 해리포터에 대한 나의 열정으로만 보면 옳게 읽었으라. 다른 원서는 그냥 저냥 읽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왠지 해리포터만은 정말 열심히! 읽었드랬다. 마지막장까지 읽으니 그동안의 나만의 오해와 잘못된 추리들이 제대로 해결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롤링여사의 위대함도. 책의 두께에 비해 미약한 영화는 잊자. 매번 실망치 않았더냐. 징그러워지는 래리클리프를 봐라. 어른을 위한 동화. 해리포터. 와우! 사랑해!
친구녀석 하나는 내게 메신저로 대화를 걸어 내가 무슨 말을 할때마다 까칠하다한다. 뭐 워낙 스스로 까칠하다 생각되기에 별 반향은 없었으나 매번 그러니 짜증도 나고 해서 한 번은 왜 그렇게 생각하냐 물었다. 네가 나를 얼마나 잘 알길래 그러느냐 했더니만 잘은 몰라도 스물 대여섯 때부터 같이했던 술자리에서 보면 나라는 인간은 보편적인 생각을 가지고있으면서도 시니컬한 단면을 가졌다 했다. 뭐 할말이 없어서 다른 말로 돌렸다만. 이 녀석은 현재 나와 얼굴 본지도 어언....1년이 넘은 듯 하고 평소에도 연락을 하거나 안부를 묻는 사이는 아니다. 단지 예전 한 때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녀석 학교 근처에서 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신변잡기부터 나랏일까지 얘기했었을 뿐. 그 이후엔 간간히 모임에서나 얼굴을 봤던게 다다...
이번 겨울에 처음으로 아침까지 소복히 쌓인 눈. 예쁘다. 그간 매번 밤까지 눈이 와도 아침이면 깨끗이 녹아 없어졌어서 출근길에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설경을 못보아 서운하기도 했드랬다. 아주 기분이 좋아졌다. 쓸데없는 기억들과 기분들로 얼룩져있던 나에게 온 선물같다면 오바일지도. 예쁜 광경이다. 잔뜩 보고 싶다.
왼손 검지와 중지 사이가 간질간질.. 긁기도 성가신 부분이다. 살살 무의식적으로 긁었다. 손임에도 불구하고 무좀일까 걱정되었다. 다행히 실상은 아까참에 종이에 살짝 베인 듯. 간지러움이 아픔의 전단계라고 하니 베이긴 했으나 미약하다보니 간지러웠나보다.
오랜만에 소개팅을 했다. 반년만에 한 것 같네. 소개팅이 거의 언제나 그러하듯 기대는 크고 현실은 초라하다. 부담없는 자리였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나갔다. 흠....내 나이정도에 만나는 사람이라면 정장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아니면 제대로 스타일리쉬하시던지. 사전에 편하게 보자고 하지 않는 이상 평일에 만난다면 정장스타일이 무난하고 예의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 분께서는 청바지. 워낙 외모에는 비중을 두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만큼 그 이외의 것들에 신경을 쓴다는 말이기도 하지. 목소리, 어투, 말할 때의 행동(손짓, 머리짓?), 밥먹는 태도 등등의 것들이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는 것이지. 그리고 아.....본인의 잘못은 아니다만 혀짧은 소리. 내가 혀짧은 사람을 안좋아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
예전에 사랑했던거나 사귀었거나 한 것은 아니였지만. 의도해서 만난 것도 아니였고. 그저 모임에 오랜만에 참여했던 그들이었다. 4, 5년만에 보는 얼굴들. 나와 그 사람. 둘만이 아는 기억들. 이 은밀한 기분. 뭔가 피부가 간질간질하달까. 얼굴을 보고도 반갑기만 했는데 그가 툭 던진 그 한 마디에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날들이 오소솟 떠올랐다. 그 장면과 그 때의 내 기분. 느낌. 나를 보던 그 눈빛. 참 오래전 일인데 말이다. 이제와서 뭘 어쩌자는건 아니였다. 둘 다. 하지만 둘 다 서로 그 때의 그 느낌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더 매혹적이었다. 집에 가는 길에 빙긋거리게 되었다. 그 것만이 아니더라도 친했던 사람들에게 아주 오랜만에 사랑받는 느낌으로 뭔가 충만해진 기분. 새해 선물이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