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ing in the moonlight
토요일 을지로 4가부터 청계천변을 따라 종각까지 걷고 올라와서 덕수궁까지 걷고 덕수궁을 한바퀴 돌고 다시 교보문고까지 걸었으나 맛있는 삼겹살집이 사라져서 해물찜을 먹으러 낙원상가로 가는데 언니가 헷갈려서 좀 헤매고 40분을 서서 기다리다 먹었다는. 청계천변은 연인, 친구, 가족들로 붐비더군. 물길 따라 걷는 시원함은 즐거움 그 자체...하지만 상큼하지 않는 물냄새가 있더라는. 덕수궁은 생각보다 한가해서 걸어다니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았다. 오랜만에 고궁을 거닐다보니 맘이 편안해지는 것이...ㅋ 1000원의 행복이라. 낙원상가 뒤 해물찜은 맛있었고. 맵지않지만 매콤하고...덕분에 밥 한공기 뚝딱. 가게 옆에 아류가게가 많았지만 땡기지가 않았어. 인사동 하루 카페도 좋았지. 여유로운 공간과 무릎덮개는 일품이었다..
17일 잠실야구경기장. 처음으로 기아를 응원하러 가서 처음으로 만루홈런을 실제로 보았다. 악! 좋아, 기분이 너무 좋아 집에 가는 길을 잊어버릴 뻔 했다; 부활하라! 최강기아! 이제껏 엘쥐, 삼성 등 싫어하는 팀 응원석에만 앉았다가 처음으로 내가 응원하는 기아 응원석에 앉았더니 응원가는 물론이요 응원함성이 차원이 다르다. 어찌나 소리를 질러댔던지. 만루홈런 때는 옆 처자와 서로를 부여잡고...ㅋㅋ 그때부터는 엘쥐 응원석이 텅텅비어가더라는. 최근 타선이 잠잠해서 걱정했는데 이제 시작인듯 하다. 아~ 즐거워~ 경기끝나고 삼성까지 걸으며 즐거워~ 를 몇번이나 했던지. 아~ 즐거운 후라이데이 되었다. 음하하하하하하 참고로 좌석을 예매해서 가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예매가능 좌석이 많아져서 좋다. 아. 그리고 ..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경황이 없어 장지 가는 길에 문자를 했다고. 아버지의 죽음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알기에 그에게 문자가 왔을 때 몇 번을 답을 쓰고 지우다 결국 전화를 했다. 친구는 멀쩡한 척 하였지만 목소리는 잔잔히 떨리고 애써 북받치는 울음을 누르고 있었다. 해줄 수 있은 말은 어머니 잘 챙겨드리라는 말과 잘 보내드리라는 말. 정리가 되면 그때 보자는 말. 나에겐 멋모르는 어릴 적 겪었던 일이라 그 당시의 기억은 희미하고 잘 몰랐었던 일이다. 하지만 나이가 하나씩 들 때마다 돌덩어리를 하나씩 가슴에 쌓는달까. 그 서러움이랄지 안타까움이랄지...그런 쓸쓸한 감정들이 더 진해진다. 부모가 돌아가시고 나면 자식된 사람들은 그만큼 커지는 것 같다. 말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을 알게되어버렸으니까...
치환이 오뽜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노래를 하였고. 희경이 언뉘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드라마를 쓰셨드랬다. 나도 가끔...아주 가끔은 아름답고 향기로운 사람들을 보면서 역시 사람보다는 꽃이지. 한다마는. 그 이외의 순간엔 택도없다. 보면 기분 좋아지고 좋은 향내도 나고, 물론 가끔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무서운 아이들도 있지만...대체적으로 꽃들은 참 예쁘단 말이지. 꽃만큼 예쁘게 살자꾸나. 동네 구석에서 자잘하게 지저분하게 피는 장미정도라도. 깊은 산야에서 조용히 피었다 지는 이름모를,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들꽃처럼 살 수는 없을지라도. 오늘 여권사진과 증명사진을 찍었다. 선릉 스코피에서. 개인적으로 가게 아저씨를 좋아한다. 저번에 출근길에서 우연히 뵈었는데 저렇게 늙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신경민 아나운서가 경질되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그나마 믿음직했던 엠비씨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제 공중파에서 어떤 뉴스를 본단 말인가. 방송, 신문, 인터넷 그 어떤 미디어도 믿을 수 없는 이 작금의 시대에 그나마. 그나마. 공정하다 믿었던 엠비씨가. 그 간판인 뉴스데스크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앵커를 바꾸면 뭘하자는 것인가. 그의 클로징 멘트가 그리 거슬렸나. 시간대 1위도 아닌 뉴스에서 그것도 클로징 멘트 하나가 그리 거슬릴 정도로 당당하지 못하단 말이 아니던가. 이런 그지같은! 도대체 엄기영 사장은 무슨 생각인 것인가. 더 멋진 다음 수를 위한 작전인가. 제발 그런것이길...하며 되도않는 기대를 해본다. 누구 말마따나 엠비씨를 싫어하기가 싫다고! 아우 썅. 도대체가 맘에 드는 게 없어. 뭐 하나..
앙코르 다큐멘터리 '곰배령 사람들' 토요일 밤, 뭐 딱히 볼 것도 없었지만 잠들고 싶지도 않아서 무심코 본 다큐. 강원도 산골, 곰배령, 겨울에 찍은 이 다큐에서 취재 차량이 눈에 막혀 1시간 가량을 걸어 들어갔다. 사람의 발길이 흔하지 않은 순연한 자연, 그것도 시린 겨울의 아름다움.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백하게 다가왔다. 너무 큰 자연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서 그런 걸까. 표정들도 그리 순할 수 없다. 이전에 봐왔던 자연속에 사는 사람들의 다큐를 보면서는 들지 않았던 생각이 들더라. 저기라면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오랜만에 리모컨에 손이 가지 않는 괜찮은 다큐를 보았다.
바람이 은근해지고 햇살이 따사로워지고 꽃이 피고 세상이 갑자기 확 밝아지고 봄이 왔다. 매년 봄이 와서 벚꽃이 피면 누구 말마따나 이제 한 해가 다 갔구나...싶다가도 이 마법같은 자연의 온화함에 설레이지 않을 수가 없다. 왠지 힘이 솟을 것 같고, 솟아야만 할 것 같고. 점심에 선릉으로 부서 전체가 봄맞이를 갔다. 회사에서 선릉까지는 생각보다는 가깝지가 않아서 걱정했으나. 서른 명 정도가 우루루 가는게 부담스러워웠으나. 역시 가서 싱그러운 봄을 맞이하자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도시락 점심은 간단히. 한바퀴를 돌았다. 선릉이 누구의 능인지도 모르겠다마는 이렇듯 즐거움을 주니 선조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능에 있어 어울리는 키 큰 나무들이 한 낮의 뜨거운 해를 가려주고 여린 연녹색 잎들이 빼꼼하고 덩달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 (ハウルの動く城: Howl's Moving Castle) 2004.12.23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예전에 봤던 애니들을 나중에 보았다. 이유는 예전 느낌과 비교해보고 싶어서. 아무래도 더 뭔가 많이 느껴지지 않을까 해서. 그리고 그 생각은 맞아들었다. 예전에 이 애니를 처음 보았을 때는 재미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움직이는 그 성만 흥미로웠다고나. 제대로 집중하지 않고 본 모양이다. 결말로 풀어가는 과정이 약간 좀 그랬지만 해피엔딩이 주는 포만감이랄까. 카루시파 캐릭터와 소피의 할머니와 소녀를 넘나드는 이야기는 충분히 즐거웠고. 하울과 소피의 믿음/사랑은 부러울 따름이었다. 다시 봐도 움직이는 성은 매력적이다. 문을 열면 다른 공간이 열리는 것.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알 수 없는 시..
일단. 아~~~~~~~꺅~~~~~~~~ 2월 17일에 예매를 했구만. 저녁대신 양갱으로 대강 허기만 달래고 퇴근 후 터덜거리며 고고. 간단한 가방에 물을 사넣고 공연장에 도착했더니 맥주가 너무나 땡겨서; 맥스작은걸로 한 잔 하며 공연 시작을 기다렸다. 종이컵에 맥주를 넣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귀찮다 했는데 종이컵에 들고 들어가니 분위기가 왠지 파티에 온마냥 좋더라구. 공연장 앞에서 이번 앨범도 샀다. Dig out your soul 미리 샀어야했으나 예전 앨범들 공부하느라 그냥 mp3로 듣기만 했지. 인터넷의 할인가를 기다리기엔 조바심이 나서리 확 사고...티셔츠도 사고싶었으나 현금이 없어서; 시작 20분 전에 도착해보니 내 자리 줄은 텅텅 비어있더라는...맥주홀짝거리며 기다리니 공연 직전에 다 ..
이웃집 토토로(となりの トトロ, 1988) 일본 2001.07.28 개봉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토토로... 어릴때부터 이름은 익숙하게 듣고 커서도 그림으로는 많이 봤었던 캐릭터. 토토로. 애니는 두 아이들로 시끌시끌하다. 아이라서 순수하고 그래서 토토로를 만날 수 있고 믿음을 줄 수 있었겠지. 일본 애니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샤머니즘을 근간으로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무, 바람, 강, 호수 등 모든 자연과 사물에까지 신이 있다고 믿으며 존중하는데 어떻게 보면 미개한 문화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그야말로 순수한 자연존중의 문화가 아닐까 한다. 존중하는 만큼 아끼고 지키려할테니 작금의 작태에 비추어 보면 우리게 진정 필요한 문화이지 않겠는가. 그나마 망가뜨린 것들을 다시 또 계속해서 부수..